[여의도풍향계] 21대 국회도 '또'…무더기 폐기되고 땡처리까지

2024-04-28 1

[여의도풍향계] 21대 국회도 '또'…무더기 폐기되고 땡처리까지

[앵커]

21대 국회도 이제 한 달 남았습니다.

정쟁에 매몰된 정치권에, 쌓여 있는 민생법안들은 이번 회기에도 무더기로 폐기될 상황에 처했는데요.

다음 국회의 모습은 나아질 수 있을까요?

임혜준 기자가 여의도풍향계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26,796건.

지난 금요일 기준 21대 국회에 제출된 법안의 수입니다.

이중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은 1만여 건입니다.

즉 1만 6,000건에 달하는 법안들은 이번 회기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되는 셈이죠.

그 이전 '최악의 식물국회' 오명을 썼던 20대 국회의 법안 처리율, 36.9%로 역대 최저치였습니다.

회기 내 접수된 2만 4,000여건의 법안 중, 처리된 법안은 9000건에 불과했고, 나머지 1만 5,000여건은 자동 폐기 수순을 밟았습니다.

이번 21대 국회, 4년 전 출발할 때는 20대 국회와 달라지겠다 큰소리쳤지만, 법안 처리 성적표는 비슷한 수준에 그칠 전망입니다.

폐기되는 법안들만큼이나 우려스러운 것, 이른바 '땡처리' 법안입니다.

여야는 회기 마지막 본회의에서 비쟁점 법안들을 대거 처리해왔는데요.

20대 국회 역시 임기 종료 전 마지막 임시국회에서 무려 140여 건에 달하는 법안을 무더기 통과시켰습니다.

이런 '법안 땡처리', 17대 국회부터 이어져 왔습니다.

그 숫자는 18대, 19대, 그리고 20대를 거치며 계속해서 늘어납니다.

마치 관행처럼 자리 잡은 것이죠.

무더기 법안 통과에는 부실심사 꼬리표가 붙습니다.

우리 일상을 바꿀 법안들이 제대로 심사는 거쳐 통과되는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요.

국회의원의 임기 말 '실적 챙기기' 비판이 따라다니는 이유입니다.

폐기를 앞둔 법안 목록엔 국민 생활과 직결된 민생 법안도 다수 포함돼 있습니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이나 금융투자소득세 이른바 '금투세' 폐지 법안, 또 고준위방사성폐기물 특별법 등이 대표적입니다.

대부분 여야가 입장차를 보이는 쟁점 법안들이라 좀처럼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실정인데요.

최근엔 여야 모두 시급하다며 처리에 잠정 합의한 '고준위 특별법'의 경우도, 막판 진통이 계속되며 회기 내 처리가 불투명해졌습니다.

물론 이런 중요 법안들은 오는 5월 30일 임기를 시작하는 22대 국회에서 새롭게 상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전망은 밝지 않은데요.

범야권, 이번 총선에서 192석으로 200석 가까운 의석을 가져왔습니다.

국민의힘은 108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죠.

여당은 작은데 야당은 큰, '여소야대' 정국이 21대 국회에 이어 22대에서도 재현되는 셈입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 범야권 정당들, 벌써부터 '대여 투쟁'에 손을 잡았습니다.

22대 국회가 개원하는 즉시 '방송3법'부터 재입법에 나서겠다고 선포했습니다.

(지난 24일) "언론장악 저지하자! 저지하자! 저지하자!"

이 밖에도 김건희 여사 특검법, 이종섭 특검법, 한동훈 특검법까지, 각종 특검법을 밀어붙이겠다는 계획입니다.

(지난 23일) "민생입법은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를 받드는 시금석입니다.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새 국회 개원 전부터 야당이 협치 정신을 잃어버렸다며 맹비난했습니다.

(지난 26일) "국회 여야 협치를 파괴하고, 선거승리에 도취되어 22대 국회도 독주하겠다는 예고편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가하면, 이번 선거 의석 확보에 실패한 녹색정의당. 채상병특검법, 전세사기특별법, 이태원참사특별법 등 '10대 법안'을 꼽아, 회기 내 처리를 여야에 절절히 호소했습니다.

(지난 25일) "10가지의 법안의 21대 국회 내 처리를 다시 한번 원내의 모든 정당들에게 촉구합니다."

법안 힘겨루기 만큼이나 여야는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로 벌써부터 신경전입니다.

법사위, 예결위, 운영위 등 핵심 상임위를 사이에 둔 쟁탈전이 새 국회 개원 전부터 시작된 건데요.

새 얼굴 채워질 22대 국회에선 반복되어온 '지각 개원'의 흑역사부터 끊어내길 바라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 (junelim@yna.co.kr)

PD 김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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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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